적립식 26년이면 2배가 54배, 그런데 시작한 해를 옮기면 10번 중 4번 진다
매월 100만원씩 나스닥100과 그 2배 상품에 나눠 넣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실제 데이터(1986~2026)로 계산했다. 장기 수치만 보면 2배가 크게 앞서지만 시작한 해를 1년씩 옮기면 결론이 뒤집힌다. 적립식이 무엇을 가려 주는지, 그리고 같은 상품을 ISA·일반 계좌·해외 직접투자 중 어디에 담느냐로 세금이 얼마나 갈리는지 함께 정리한다.
적립식으로 나눠 사면 레버리지 ETF의 위험이 상쇄되는가?
3분 요약
적립식으로 나눠 사면 레버리지 ETF의 위험이 상쇄되는가?
- 26년을 적립하면 2배가 54배로 1배(12배)를 앞서지만, 시작한 해를 26번 옮겨 보면 그중 10번은 1배에 졌다
- 적립식은 손실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초기 폭락기에 넣은 돈이 적어서 낙폭이 순해 보이게 만든다. 상품 가격 자체는 98.4% 빠졌고 13년을 회복하지 못했다
- 2배를 고르는 것은 상품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10~20년이 어느 국면을 닮을지에 거는 일이다
- 어느 계좌에 담느냐도 같이 계산해야 한다. 같은 수익이라도 일반 계좌에서 한 번에 팔면 세금이 세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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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눠 사면 레버리지도 안전해진다는 말
"한 번에 넣지 말고 매달 나눠 사면 레버리지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본다. 정말 그런지 실제 데이터로 계산해 봤다.
비교 대상은 국내에 상장된 두 상품이다.
| 상품 | 연 보수 | 방식 | |
|---|---|---|---|
| 1배 | TIGER 미국나스닥100 | 0.07%대 | 실제 주식을 산다 |
| 2배 |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 0.25% | 증권사와 계약으로 수익률만 받는다 |
2배 상품 이름 뒤의 "합성"은 나스닥100 주식을 실제로 사는 대신 증권사와 계약을 맺어 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받기로 한다는 뜻이다. 계약 상대인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면 약속한 수익을 못 받을 수 있다. 위험등급은 가장 높은 1등급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 "일간 2배"
2배 상품은 하루 등락의 두 배를 따라간다. 1년 수익의 두 배가 아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지수가 하루 오르고 하루 떨어지기를 반복하면 지수는 제자리 근처로 돌아오지만 2배 상품은 그렇지 않다.
20일 뒤 지수 -0.90% 2배 -3.54% (하루 ±3%씩 움직인 경우)
지수 -2.47% 2배 -9.56% (하루 ±5%)
지수 -9.56% 2배 -33.52% (하루 ±10%)
오르내림이 심할수록 2배 상품만 녹는다. 방향을 맞혀도 손해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걸 변동성 끌림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계산했나
미국 연준이 공개하는 FRED 데이터를 썼다. 나스닥100 일별 종가(1986년 1월~2026년 9월), 원/달러 환율, 연방기금금리 세 가지다.
두 상품 다 환율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지수에 환율을 곱해 원화 기준 수익률로 바꿨다. 여기에 보수를 빼고, 2배 상품에는 돈을 빌리는 비용을 하루치씩 더 뺐다. 2배로 굴리려면 자기 돈만큼을 빌려야 하는데 이 비용은 연 보수 0.25%에 들어 있지 않다. 빼지 않으면 2배에 유리하게 나온다.
26년을 돌려 보면 2배가 크게 이긴다
매월 첫 거래일에 100만원씩 넣었다고 가정한 결과다.
| 시작 | 기간 | 넣은 돈 | 1배 | 2배 |
|---|---|---|---|---|
| 2000년 1월 | 26.7년 | 3.21억 | 39.70억 (12.37배) | 173.26억 (53.98배) |
| 2006년 1월 | 20.7년 | 2.49억 | 24.16억 (9.70배) | 114.56억 (46.01배) |
| 2007년 10월 | 18.9년 | 2.28억 | 19.19억 (8.42배) | 89.35억 (39.19배) |
| 2015년 1월 | 11.7년 | 1.41억 | 5.38억 (3.82배) | 13.15억 (9.32배) |
| 2022년 2월 | 4.6년 | 5,600만 | 9,509만 (1.70배) | 1.33억 (2.37배) |
닷컴 버블이 터지기 두 달 전인 2000년 1월에 시작해도 26년 뒤엔 54배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눠 사면 레버리지도 괜찮다"가 맞는 말처럼 보인다.
같은 계산이 세 가지를 더 알려 준다.
적립식은 손실을 줄이지 않고 늦게 보이게 한다
위 표에서 2배의 최대 낙폭은 63.3%다. 하루 2배를 따라가는 상품 치고는 순해 보인다.
착시다. 폭락은 적립을 시작한 직후에 왔고 그때는 넣은 돈이 몇 달치뿐이었다. 평가금액이 반토막 나도 금액 자체가 작으니 낙폭이 작게 찍힌다. 상품 가격이 겪은 일은 전혀 다르다.
1배 최대 낙폭 -81.0%
2배 최대 낙폭 -98.4% 2000년 3월 고점 → 2002년 10월 바닥
2배 가격이 고점의 10%를 밑돈 기간
2001년 3월 ~ 2014년 10월 · 약 13년
98.4% 하락은 100만원이 1만 6천원이 됐다는 뜻이다. 그리고 13년 동안 고점의 10분의 1도 회복하지 못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현실에서 그 정도로 떨어진 상품은 대개 살아남지 못한다. 운용사가 여러 좌를 하나로 합치거나 아예 상장을 폐지한다. 위 계산은 상품이 26년을 멀쩡히 버텼다고 가정한 것이고, 그 가정부터가 낙관적이다.
원금을 되찾는 데 10년이 걸린다
2000년 1월에 시작한 경우를 보자.
| 원금 밑에 있던 기간 | 회복 시점 | |
|---|---|---|
| 1배 | 7.8년 | 2009년 5월 |
| 2배 | 10.3년 | 2011년 9월 |
가장 나빴던 날은 2002년 7월 25일이다.
1배 3,100만원 넣음 → 평가 1,313만원 (-58%)
2배 3,100만원 넣음 → 평가 530만원 (-83%)
3,100만원이 530만원이 됐고 거기서 9년을 더 버텨야 겨우 본전이다. 54배는 그 뒤의 이야기다.
시작 시점을 6년만 옮겨도 경험이 완전히 달라진다. 2006년 1월에 시작했다면 2배도 원금 밑에 있던 기간이 1.9년뿐이고, 가장 나빴던 2008년 말에도 3,600만원이 1,987만원(-45%)이었다. 같은 상품, 같은 방식인데 최악의 순간이 -83%와 -45%로 갈린다.
시작한 해가 결과를 정한다
시작 연도를 1990년부터 2015년까지 1년씩 옮겨 가며 10년 적립 결과를 26번 계산했다.
1990: 12.21배 → 71.79배
1991: 6.07배 → 13.87배
1992: 3.74배 → 4.30배
1993: 1.77배 → 0.91배 ← 2배가 짐
1994: 2.05배 → 1.35배 ← 2배가 짐
1995: 1.55배 → 0.90배 ← 2배가 짐
1996: 1.21배 → 0.68배 ← 2배가 짐
1997: 0.99배 → 0.58배 ← 2배가 짐
1998: 1.05배 → 0.78배 ← 2배가 짐
1999: 0.91배 → 0.51배 ← 2배가 짐
2000: 1.21배 → 0.91배 ← 2배가 짐
2001: 1.46배 → 1.29배 ← 2배가 짐
2002: 1.52배 → 1.39배 ← 2배가 짐
2003: 1.57배 → 1.58배
2004년 이후: 전부 2배가 이김 (최대 10.37배)
모아 보면 이렇다.
| 1배 | 2배 | |
|---|---|---|
| 10년 뒤 원금 손실 | 2회 (8%) | 7회 (27%) |
| 최악의 결과 | 0.91배 | 0.51배 |
| 1배에 진 횟수 | — | 10회 (38%) |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열 번 연속으로 2배가 졌다. 2003년 이후에 시작한 경우는 전부 이겼다. 어중간한 구간이 거의 없다.
배수를 고르는 것도 타이밍이다
2배의 성적은 상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느 국면에 들어갔느냐로 갈린다. 그리고 국면이 언제 바뀌는지는 미리 알 수 없다.
여기에 역설이 있다. 지수에 투자하는 흔한 이유는 언제 사고팔지 맞힐 자신이 없어서다. 그런데 2배를 고르는 순간 앞으로의 1020년이 20032021년을 닮을지 1993~2002년을 닮을지에 걸게 된다. 타이밍을 포기하겠다면서 더 큰 타이밍을 하는 셈이다.
적립식이 해 주는 일은 분명히 있다. 진입 시점 하나에 전부를 걸지 않게 해 주고, 떨어질 때 계속 사면 평균 매입가가 내려간다. 2000년에 시작해도 54배가 된 것은 폭락 구간에 계속 사들였기 때문이다.
다만 적립식은 버티는 기간을 줄여 주지 못한다. 10년을 원금 밑에서, 그중 상당 기간을 -80% 근처에서 매달 사들일 수 있는지가 실제로 답해야 할 질문이다.
어느 계좌에 담느냐
배수를 고르는 것과 별개로,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계좌에 넣느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 계좌 | 담을 수 있는 것 | 세금 | 공제 |
|---|---|---|---|
| ISA (중개형·일반형) | 국내 상장 상품만 | 9.9% | 200만원 |
| 일반 계좌 | 국내 상장 해외ETF | 15.4% | 없음 |
| 해외 직접투자 | 미국 상장 상품 | 22% | 연 250만원 |
세율만 보면 순서가 명확해 보이지만 함정이 두 개 있다.
첫째, ISA의 비과세 200만원은 해마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좌를 유지하는 기간 전체를 통틀어 200만원이다.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깨면 이 혜택도, 손실과 이익을 합쳐서 계산해 주는 혜택도 사라진다.
둘째, 일반 계좌만 다른 소득과 합산된다. 나머지 둘은 그 계좌에서만 세금을 떼고 끝난다. 이 차이가 나중에 가장 크게 작용한다.
아래는 앞과 같은 데이터로 1배 상품에 10·20·30년을 적립했을 때의 세금이다. 레버리지가 아니라 1배 기준이다.
10년 적립
| 월 투자금 | 원금 | 평가액 | 누적수익 | 직투 공제 | 직투 세금 | ISA 세금 | 일반 세금 | 유리 |
|---|---|---|---|---|---|---|---|---|
| 30만 | 3,630만 | 1.15억 | 7,887만 | 2,347만 | 1,219만 | 761만 | 1,215만 | ISA |
| 50만 | 6,050만 | 1.92억 | 1.31억 | 2,550만 | 2,331만 | 1,282만 | 2,024만 | ISA |
| 100만 | 1.21억 | 3.84억 | 2.63억 | 2,635만 | 5,204만 | 2,583만 | 4,049만 | ISA |
20년 적립
| 월 투자금 | 원금 | 평가액 | 누적수익 | 직투 공제 | 직투 세금 | ISA 세금 | 일반 세금 | 유리 |
|---|---|---|---|---|---|---|---|---|
| 30만 | 7,230만 | 6.66억 | 5.93억 | 4,489만 | 1.21억 | 5,856만 | 9,140만 | ISA |
| 50만 | 1.21억 | 11.10억 | 9.89억 | 4,707만 | 2.07억 | 9,773만 | 1.52억 | ISA |
| 100만 | 2.41억 | 22.19억 | 19.78억 | 4,864만 | 4.25억 | 1.97억 | 3.05억 | ISA |
30년 적립
| 월 투자금 | 원금 | 평가액 | 누적수익 | 직투 공제 | 직투 세금 | ISA 세금 | 일반 세금 | 유리 |
|---|---|---|---|---|---|---|---|---|
| 30만 | 1.08억 | 15.57억 | 14.49억 | 5,552만 | 3.06억 | 1.43억 | 2.23억 | ISA |
| 50만 | 1.80억 | 25.95억 | 24.15억 | 5,967만 | 5.18억 | 2.39억 | 3.72억 | ISA |
| 100만 | 3.61억 | 51.90억 | 48.29억 | 6,500만 | 10.48억 | 5.10억 | 7.44억 | ISA |
아홉 칸 전부 ISA가 이긴다. 다만 표를 그대로 믿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ISA는 넣을 수 있는 돈이 먼저 막힌다
ISA에는 한 해 4,000만원, 전부 합쳐 2억원까지만 넣을 수 있다.
월 30만원 연 360만원 55년치 여유
월 50만원 연 600만원 33년치, 30년은 간신히
월 100만원 연 1,200만원 16.7년치, 20년과 30년은 한도 초과
월 100만원씩 넣으면 17년째에 한도가 찬다. 위 표의 20년·30년 월 100만원 칸은 한도를 넘은 돈을 일반 계좌로 보내 15.4%를 낸다고 가정한 값이다. ISA 하나에 다 담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한 번에 팔면 세금이 세 배가 된다
일반 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ETF를 팔아 생긴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된다. 이 금액이 한 해 2,000만원을 넘으면 월급 같은 다른 소득과 합쳐 세율을 다시 매긴다. 많이 벌수록 세율이 올라가 최고 49.5%까지 간다.
30년·월 100만원이면 수익이 48억이다. 이걸 한 해에 몰아서 팔면 이렇게 된다.
해마다 2,000만원 이하로 나눠 팔기 세금 7.44억
만기에 한 번에 팔기 세금 23.11억
차이 15.67억
같은 수익, 같은 계좌인데 파는 방식만으로 15억이 갈린다. 위 표의 일반 계좌 세금은 전부 나눠 파는 쪽으로 계산한 값이다. ISA와 해외 직접투자는 그 계좌에서 세금을 떼고 끝나므로 이 위험이 없다.
세금을 미루는 쪽이 덜 내는 쪽을 이긴다
ISA는 3년을 채우고 해지한 뒤 다시 가입하면 비과세 200만원을 새로 받는다. 한도를 여러 번 받는 쪽이 유리해 보이지만 계산하면 반대다. 한도에 걸리지 않는 월 30만원·30년으로 비교했다.
| 최종 자산 | 낸 세금 | |
|---|---|---|
| 한 계좌를 끝까지 유지 | 14.14억 | 1.43억 |
| 3년마다 해지하고 재가입 | 12.24억 | 1.29억 |
세금을 덜 낸 쪽이 돈은 1.9억 적다. 3년마다 해지하면 그때마다 세금이 빠져나가고 그 돈이 남은 27년을 굴러가지 못한다. 비과세 한도를 반복해서 받는 이득보다 세금을 늦게 내는 이득이 크다.
이 표의 가정
- 배당금은 넣지 않았다. 배당을 자동으로 재투자하지 않는 상품이면 결과가 달라진다
- 합산 과세는 다른 소득이 하나도 없다고 가정했다. 월급이 있으면 실제 세금은 더 무겁다
- 서민형 ISA는 비과세 한도가 400만원이라 ISA가 더 유리해진다
- 사고팔 때 드는 수수료와 환전 비용은 넣지 않았다
- 세법은 바뀐다. 위 숫자는 2026년 기준이고, 30년짜리 계산에 지금 세법을 그대로 적용한 것 자체가 큰 가정이다
이 분석이 틀렸다는 신호
-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의 실제 성적이 위 계산과 크게 벌어지는 경우. 이 상품은 2022년 2월에 상장해서 닷컴 버블이나 금융위기를 겪은 적이 없다. 위 장기 수치는 전부 지수로 역산한 가상의 성적이고, 상장 이후 4.6년 구간만 실제에 가깝다
- 돈을 빌리는 비용을 잘못 잡은 경우. 연방기금금리에 0.5%를 더해 계산했는데 실제가 더 싸면 2배가 유리해지고 더 비싸면 불리해진다
- 환율이 과거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 원화가 약해지면서 미국 자산의 원화 수익률을 받쳐 준 구간이 표본에 크게 들어 있다. 원화가 오래 강세면 두 상품 다 수치가 내려간다
한계
표본 기간의 상당 부분이 나스닥이 유난히 잘나갔던 시기다. 1986년 이후 데이터에는 미국 기술주가 세계의 돈을 계속 빨아들인 40년이 들어 있고, 그 조건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이 글의 어떤 숫자도 무엇을 사라는 뜻이 아니다. 계산한 것은 과거의 각 시점에서 시작했다면 어떻게 됐는가뿐이고, 앞으로의 시작점이 1993년에 가까울지 2003년에 가까울지는 계산할 수 없다.
계산에 쓴 스크립트는 scripts/backtest/에 있다. FRED 공개 데이터 세 개만 받으면 본문의 모든 숫자가 그대로 나온다. 세금·거래비용·상품 추적오차·합성 ETF의 계약 상대방 위험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이어서 읽기
반대 근거와 변화 조건
이 분석을 반박하거나 갱신할 데이터 조건은 본문의 검증 영역에서 확인합니다.
